1. 서론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치매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주된 특징은 기억력 감퇴, 인지 기능 저하, 행동 및 성격 변화이며,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악화된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병리학적 특징으로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Amyloid beta plaque) 축적과 타우(Tau) 단백질의 과인산화로 인한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 NFT) 형성이 있다. 특히,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hypothesis)**에 따르면 Aβ 축적이 신경세포 독성을 유발하여 신경퇴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본 글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분자적 기전과 Aβ 축적 과정, 신경세포 손상 메커니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 전략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2. 알츠하이머병의 분자적 기전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변화는 크게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hypothesis), 타우 가설(Tau hypothesis), 그리고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기전으로 설명될 수 있다.
2.1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Hypothesis)
아밀로이드 가설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이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의 비정상적인 절단으로 인해 생성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의 축적이라고 설명한다.
2.1.1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 과정
Aβ 단백질은 APP의 프로테올리틱 절단(proteolytic cleavage)에 의해 생성된다. APP는 세포막을 가로지르는 단백질로, 두 가지 경로에서 절단될 수 있다.
- 비아밀로이드 경로 (Non-amyloidogenic pathway)
- α-시크리타제(α-secretase)에 의해 절단
- 무해한 P3 조각 생성
- Aβ 생성 없음
- 아밀로이드 경로 (Amyloidogenic pathway)
- β-시크리타제(BACE1, β-secretase)와 γ-시크리타제(γ-secretase)에 의해 절단
- Aβ40 및 Aβ42 생성
- Aβ42는 Aβ40보다 응집성이 높아 플라크 형성을 유도
2.1.2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및 독성 기전
Aβ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제거되지 못하면 올리고머(oligomer) 및 플라크(plaque) 형성이 촉진된다. Aβ 올리고머는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하여 다음과 같은 현상을 초래한다.
- 시냅스 기능 장애(Synaptic dysfunction)
- NMDA 수용체(NMDA receptor)의 과활성화
- 칼슘 항상성(Ca²⁺ homeostasis) 붕괴 → 신경독성
-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 활성산소(ROS) 생성 증가
-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 신경세포 사멸(Neuronal apoptosis)
- 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
- 카스파아제(Caspase) 경로 활성화 → 세포 자멸사
2.2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변형과 신경세포 손상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은 미세소관(microtubule)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 시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 NFT)을 형성한다.
타우 과인산화는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 미세소관 분해 → 신경세포 구조 붕괴
- 신경 수송(axonal transport) 장애
- 신경세포 사멸 증가
타우 가설에 따르면, Aβ 축적이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변형을 촉진하여 신경퇴행을 가속화한다.
2.3 신경염증과 신경세포 손상
Aβ 플라크 축적은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및 성상세포(Astrocyte)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및 활성산소(ROS)가 증가하여 신경세포 손상을 심화시킨다.
대표적인 염증 반응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 TLR(Toll-like receptor) 신호 활성화
- NLRP3 인플라마좀(NLRP3 inflammasome) 활성화
- TNF-α, IL-1β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
이러한 신경염증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3.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과정과 신경세포 손상 기전
3.1 Aβ 응집 과정
- 단량체(Monomer) → 올리고머(Oligomer) 형성
- 올리고머 → 원섬유(Protofibril) 형성
- 원섬유 → 섬유(Fibril) 및 플라크(Plaque) 형성
Aβ 올리고머가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시냅스 기능 장애를 촉진한다.
3.2 Aβ 독성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 기전
- 칼슘 항상성 붕괴 → 신경세포 과흥분성 증가
-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 ATP 생산 저하, 세포 자멸사 증가
- 산화 스트레스 증가 → 신경세포 구조적 손상
4. 알츠하이머병 치료 전략 및 치료 효과
4.1 Aβ 표적 치료
- 항체 치료제(Aβ immunotherapy):
- 아두카누맙(Aducanumab), 레카네맙(Lecanemab), 도나네맙(Donanemab) 등은 Aβ를 제거하는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치료제이다.
- 플라크 형성을 줄이고 신경독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 효과: 일부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20~3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질병을 완전히 치료하지는 못하며, 조기 치료 시 효과가 더 뚜렷하다.
- BACE1 억제제(BACE1 inhibitors):
- Verubecestat, Lanabecestat 등은 Aβ 생성의 첫 단계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 효과: 초기 연구에서는 Aβ 생성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으나,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4.2 타우 단백질 표적 치료
- 타우 인산화 억제제(Tau kinase inhibitors)
-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를 방지하여 NFT 형성을 억제
- 효과: 일부 동물 모델에서 인지 기능 향상 효과가 보고되었지만,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는 아직 명확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 타우 응집 억제제(Tau aggregation inhibitors)
-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방지하여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는 역할
- 효과: 현재까지 제한적인 임상 효과만 보고됨.
4.3 신경염증 조절 치료
- NLRP3 인플라마좀 억제제
-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
효과: 염증 반응을 줄여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보이나, 직접적인 인지 기능 개선 효과는 미미함.
5. 결론
현재 치료제들은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완치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 진단과 병행하여 적절한 치료를 적용할 경우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20~30%까지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